본문 바로가기
빈혈

혈액종양내과를 가는 빈혈환자

by 아만자 2022. 10. 27.

혀퇴사 전 건강검진을 했는데 혈색소 수치 감소 결과를 받았다.

건강관리협회에서는 당장 큰 병원을 가보라해서 제주대학교 병원 혈액종양내과를 가게 되었다.

혈액종양내과 이름이 무시무시한데 나 같은 빈혈 환자들도 가는 곳이다.

 

생각해보니 2014년 자궁근종 때문에 고대 안암병원에 갔는데 빈혈이 심각해서 당장 입원해서 수혈을 받았다.

빈혈 수치 5.5는 갑자기 쓰러져서 큰 일 날 수 있다고 당시 담당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었는데

 

수혈은 내게 제일 고통스러운 치료였다.

타인의 피 세포가 내 것과 크기가 맞지 않아 혈관을 압박하는 느낌이 들어 수혈하는 내내 고통스러웠다.

- 5팩 수혈받았다. 한팩에 수혈받는데 2-3시간 걸림

다른 사람들은 수혈이 어땠는지 모르겠다. 나만 유독 아프다고 엄살인 건지

- 수혈은 치료비도 비싸더라 ㅠㅠ

수혈을 했으나 정상수치 12를 넘지 못해 오랜 기간 철분주사와 철분제를 복용했던 경험을 상기하여

이번에도 혈관이 터지게 수혈받고 철분주사에 철분제를 먹겠구나 각오를 하고 

혈액종양 내과를 방문했는데 담당 선생님은 생각보다 간단하게 3개월 철분체 처방을 해주었다

(입술이 허연 것이 이미 빈혈인데 이러고 다녔어요? 얼굴이 너무 허연데? -평생 허연 입술을 갖고 살았다)

 

장기 복용 처방을 받으며 생활습관을 바꿨는데

알람 설정해서 약 먹기, 철분제 복용 시 물 많이 마시기, 카페인 음료 섭취 줄이기이다.

장기간 복용하는 약은 처음이라 아침 9시, 저녁 7시에 알람이 울리게 설정해서 복용하고

철분제 특성상 변비를 유발할 수 있어 물도 한 컵을 가득 채워 마셨다.

철분흡수를 방해한다고 알려진 카페인 음료 - 커피와 차류(녹차, 홍차 등)를 줄였다.

매일 아침 커피 마시는 건 작은 즐거움이었는데 철분흡수를 방해하고 그러니...

한동안 자제하다가 디카페인 커피를 종종 마시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90일 복용 처방을 받고 3개월 만에 진료를 받았는데 수치 12를 넘겨 정상범위에 들었다.

담당 선생님은 저장철과 포화도가 정상범위의 반 정도밖에 안되니 이 수치를 정상화 하자며 

6개월 복용의 철분제 처방을 하셨다. 

아니 이렇게 쉽게 H.B 수치를 올릴 수 있다니 2014년에 커피를 마음껏 마신 죄가 크구나

정상수치 12를 넘기기 힘들었던 게 카페인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순간이다.

앞으로 미션은 저장철과 포화도를 올리는 것인가? 6개월 동안 잘해보자 나요!

 

년도 H.B수치 비고
2014년 5월 5.5 에서 12  
2019년 11월 11.7  
2021년 5월 7.6 2년동안 -4.1
2021년 8월 12.6 지난주에 13.4 였음

 

소름돋는 건 2011년 건강검진 결과를 확인하니 그때도 이미 빈혈이었다. 

수치 6.5였고 이미 빈혈진단을 받았는데 무시하고 있었군

댓글